노동위, 노란봉투법 이후 사건 40% 급증
정교한 법리 판단 필요 사건도
심층 조사 못해 勞使 불복 불러
업데이트 2026.07.03. 09:22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하청 사용자성 판단 관련 사건이 쏟아지면서 노동위원회의 처리 능력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몇 년간 노동위 사건이 가파르게 늘어난 데다, 올해부터는 원청 사용자성 판단처럼 쟁점이 복잡한 사건까지 더해지면서 노동위 내부에서도 “개별 사건을 충분히 들여다보기 어렵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사건 처리에 쫓기다 보니 전문성 있는 조사가 어렵다는 것이다.
중앙노동위에 따르면 노동위 전체 접수 사건은 2021년 1만7800건에서 지난해 2만6806건으로 4년 만에 약 51% 늘었다. 부당해고 등 노동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건 접수도 덩달아 늘었다는 분석이다. 노란봉투법이 시행된 올해는 사건 증가세가 더 가파르다. 올해 5월까지 접수된 사건은 1만679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가량 늘었다.

문제는 늘어난 사건을 처리할 인력이 부족해 전문적인 조사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노동위 전체 조사관은 약 330명이다. 올해 5월까지 접수된 사건만 놓고 보면 조사관 1명이 평균 51건가량을 맡은 셈이다. 월평균 10건이 넘는다. 이렇다 보니 노란봉투법 사건처럼 정교한 법리 판단을 요구하는 사건을 심층 조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노동위 관계자는 “노란봉투법 관련 사건은 산업별 특성뿐 아니라 노조 간, 노사 간 관계까지 파악해야 해 다른 사건보다 품이 많이 든다”며 “현재는 매일 들어오는 사건을 쳐내기에도 급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사관은 증거가 불충분한 경우 추가 자료를 요구해 보완해야 하지만, 지금은 시간에 쫓겨 제출된 자료를 정리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노동위 사건 심문은 조사관이 작성한 보고서를 토대로 이뤄지기 때문에 조사관의 역할과 보고서 내용이 판정 결과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현행 노동위 제도로는 노사 모두 납득할 만한 결과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공인노무사회는 지난달 26일 ‘노동위원회 역할과 성과로 본 노동법원 신설론 한계’ 토론회를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는 “현 제도상으론 노사 모두 결과에 승복하기 어려워 노동위 초심·재심에 법원 3심까지 더해지는 ‘5심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박소민 노무법인 와이즈 대표노무사는 “노동위원회가 신속·공정한 판정을 하기 위해서는 심판을 담당하는 공익위원과 그 판단을 준비하는 조사관의 전문성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현재는 조사관 1인이 담당하는 사건 수가 과다해 전문성이 담보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